
저주
붉은 실 x 우쭈쭈
붉은 실? 아 새끼손가락에 걸려있다는? 로망이지! 운명이잖아.
운명? 개나줘버리라지.
사랑의 결실, 운명이라 부르지만 나에게있어서는 저주다. 붉은 실이 연결되면 그사람이 여자든, 남자든, 아이든, 나보다 나이가 많던 사랑에 빠진다니. 최악이다. 며칠전까지만해도 연결되지않았던 붉은 실을 보며 사쿠라이가 했던 말이다.
지금 붉은 실이 연결되어 누군가해서 자리를 마련했고 기대반 불만반으로 자리에 나갔더니 남자가 앉아있었다. 역시 붉은 실은 저주다.
-반가워요. 오노 사토시라고 합니다.
내 앞에서 웃고있는 ‘오노 사토시’라는 내 붉은 실과 연결된 남자를 보며 나는 ‘적어도 여자로 되지’라는 불만을 죄없는 새끼손가락을 째려보다 가면을 쓰고 악수를 한다.
-사쿠라이 쇼 라고 합니다. 아름다우시네요.
-하하. 그런 말씀 안해주셔도 돼요. 남자라 실망하셨잖아요.
-...그렇게 티가 났나요? 숨긴다고 숨겼는데.
-감이죠 붉은 실의 영향일까요?
오노라는 사람은 아무렇지않게 커피를 마시다 조용히 내려놓고 새끼손가락에 걸려있는 붉은 실을 가리키며 살며시 웃는다. 그 태도가 거만했고 별로였지만 제일 별로였던건 자기 자신이였다. 웃고있는 그의 얼굴을 보고 두근거리는 제 자신이.
-뭐..실망하긴해도 아름답다는 말은 진심이에요 오노씨.
-칭찬 감사히 받을게요.
사쿠라이는 괜히 여유로운 오노한테 승부욕이 불탔다. 저 남자를 굴복시키고싶다는.
-오늘 저녁은 제가 살게요. 다음은 오노씨가 사는걸로하죠 제 연락처입니다. 기다릴게요.
사쿠라이는 어떻게 먹었는지도 모를 식사자리가 끝나갈 때쯤, 먼저 계산을 하고 택시를 기다리던 중 마지막이라는 듯 악수를 청하는 오노를 보다 연결되어있는 붉은 실을 보고 입술을 꾹 문다.
오노는 무안한 손을 내리고 택시를 부르려할 때 그의 얼굴이 위로 향했고 입술이 닿았다. 짧고도 아쉬운 입맞춤을 뒤로하고 손에 쥐어진 명함에 뭐냐고 묻기도 전에 도착한 택시에 태워진다.
오노는 출발한 택시안에서 따뜻한 명함을 보며 조용히 웃었고 다리를 꼬면서 다음 만남을 어디로 할지 고민을 하며 새끼손가락을 본다.
-이번엔 꽤 좋은 사람이잖아. 붉은 실. 이번엔 오래가고싶은데..가능하려나.
오노는 제 새끼손가락을 문지르며 여러번 자른듯 엉망인 부분을 만지며 사쿠라이의 이름을 조용히 불러본다.
사쿠라이는 멀어져가는 택시를 보며 여러번 삼호흡을 하다 떨리는 제 손을 보며 허탈한 듯 웃는다. 힘이빠진 다리에 쭈구려앉아 진한 붉은 빛을 내며 제 새끼손가락에 걸려있는 붉은 실을 보며 웃는다.
-저주라는거 보류.
과연 붉은 실은 저주일까요. 아님 운명일까요?
